분류  요괴
 지역  송도 (松都, 지금의 개성)
 시대  고려 말
 속성  철
 서식  지상
 약점  승려의 부적 or 무당의 참언(讖言)
 특징  - 밥풀이 뭉쳐서 됨
 - 쇠붙이를 닥치는 대로 쳐묵쳐묵하고 거대화
 - 불에 내성이 있는 듯
 출전  대동운부군옥 (大東韻府群玉)

 

 

불가살이(不可殺伊)는 세상이 어지러울 때 나타난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절대 죽일 수 없다는 점에서 이름이 ‘불가살(不可殺)’이다. 불가살은 밥풀을 뭉쳐서 만든 것인데, 이것이 쇠를 먹고 점점 자라 나중에는 집채만큼 커지기도 한다.

 

생김새는 몸은 곰이고, 머리는 코끼리를 닮았으며, 날개가 달린 것으로 나타난다.

 

불가살이를 억지로 죽이려하면 오히려 피해를 보게 된다. 그것은 불가살이가 어지러운 세상을 개혁하거나 바로잡으려는 영웅적 속성을 가진 동물이기 때문이다.

 

불가살이는 쇠를 먹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지배체제나 사회체제에 대한 도전이나 전복의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이 조용해지거나 개혁되면 또한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불가살이는 세상을 개혁하거나 바로잡으려는 민중의 염원이 형상화 된 것이라고 하겠다. 중국의 맥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으나, 철을 먹는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맥과 다르게 우리식으로 토착화된 동물이라고 하겠다. 

 

 

불가살이(不可殺伊)


1.


송도 말년에 한 중이 있었는데, 우연히 점쟁이에게서 ‘아들 백 명을 낳을 상’이라는 점괘를 들었다. 그 후 그는 절에 자식을 얻기 위해 기도를 하러 오는 여인들과 관계를 맺어 아흔 아홉 명의 아이를 얻게 되었다. 중은 마지막으로 정승부인을 겁탈하려다 이를 들켜서 쫓기는 몸이 되었다.


 그는 여동생의 집에 찾아가서 숨겨달라고 부탁했으나 여동생은 오히려 오빠를 관아에 고발해 상금을 타려고 하였다. 이 사실을 안 여동생의 남편은 인륜을 저버리는 아내를 죽이고 처남인 중을 살려준다. 그 보답으로 중은 매제에게 밥풀로 만든 알 수 없는 짐승을 주고 떠난다.

이 짐승은 집 안에 있는 바늘이며 가위, 숟가락, 호미와 괭이 등과 같은 쇠붙이를 먹고 점점 자라서 결국은 온 나라 안에 있는 모든 쇠붙이를 다 먹어 치운다.



그러자 나라에서는 이 짐승을 잡으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만 이 짐승은 절대 죽지 않았다. 그래서 짐승의 이름은 불가살이(不可殺伊)가 되었다. 나라에서는 최후의 방법으로 불가살이를 불태워 죽이려 했으나 불가살이는 죽지 않고 몸에 불이 붙은 채 온 나라 안을 돌아 다녀 전국이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나라에서는 불가살이를 없애는 사람에게는 벼슬과 큰 상을 내린다는 방을 붙였다. 그러자 그 남자는 중에게서 받은 부적을 불가살이 몸에 붙였고, 불가살이는 그 동안 먹은 쇠를 모두 쏟아 내놓고 사라졌다. 그는 큰 벼슬을 받고 잘 살게 되었다.


2.


불가사리 쇠 집어먹듯 한다’라고도 한다. ≪대동운부군옥 大東韻府群玉≫에 따르면 불가사리는 상상의 짐승으로 곰같이 생겼으며 악몽과 요사한 기운을 물리친다고 했으나, 여기서는 마구잡이로 아무 일이나 저질러 감당할 수 없는 존재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이 속담의 유래담으로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한다. 고려 말 송도(松都)에 한 과부가 살고 있었다. 일찍이 남편을 잃고 수절하던 과부는 가난하여 삯바느질을 하며 살았다. 어느 날 과부의 몸에 딱정벌레 같은 벌레가 기어다니며 몸을 간지럽혔다. 과부가 풀잎을 따 주었으나 벌레는 먹지 않았다. 밥을 주어도, 생선을 주어도 먹지 않자 과부는 바느질을 계속했다. 그런데 갑자기 벌레는 과부의 바늘을 냉큼 삼켜버렸다.


과부는 깜짝 놀랐으나 그 후로 딱정벌레는 계속해서 집안의 쇠붙이들을 먹어치웠다. 벌레는 점점 자라 큰 개만큼이나 커졌다. 드디어 공포의 괴물로 둔갑한 벌레는 과부의 집을 떠나 온 나라 안을 다니며 쇠붙이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나라에서는 피해가 극심해지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잡으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불로도 안 되고 무기로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이리하여 사람들은 이 괴물을 죽이려야 죽일 수도 없다 하여 불가사리[不可殺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불가사리가 없어지게 된 계기는 이야기마다 다르다. 중이 지팡이를 휘두르며 혼내자 먹었던 쇠붙이들을 모두 쏟아 놓고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무당의 참언(讖言)이 있은 후 고려가 멸망하였고, 그와 동시에 극성을 부리던 불가사리도 함께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무당의 참언 내용은 ‘화생(火生)은 목(木)이요, 목생(木生)은 토(土)라. 태초에 건국할 때 토(土)에서 거목(巨木) 나서 거목에 불꽃이 있었거늘, 시절은 불운해서 목생은 화가 아니라 지금은 목(木)을 이기는 금생토(金生土)라. 쇠붙이를 먹는 괴이한 짐승이 나타났으니, 목은 넘어지도다. 나라의 큰 나무는 쇠붙이로 인해 넘어지도다.’라고 하여, 몰락해가는 왕조 말기의 민심과 사회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이렇게 하여 아무도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못된 행패만 부리는 사람을 가리킬 때 ‘불가사리 쇠 집어먹듯 한다.’ 혹은 ‘송도 말년의 불가사리’라는 속담이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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